일상생활에서 우리는 수많은 외래어를 사용한다. 하지만 그중 상당수는 원래의 뜻과 다르게 쓰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외국어에서 차용해온 단어들이 한국에서 의미가 변형되거나 아예 다른 뜻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 글에서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외래어 중 원래 뜻과 차이가 있는 몇 가지 흥미로운 사례를 살펴보겠다.
"핸들"은 자동차의 그것이 아니다?
한국에서 "핸들(handle)" 하면 대부분 자동차의 조향 장치를 떠올린다. 하지만 영어에서 "handle"은 "손잡이" 또는 "무언가를 다루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자동차 운전대는 원래 "steering wheel"이 정확한 표현이다.
영어권에서 "handle"이라는 단어를 듣고 자동차 핸들을 떠올리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오히려 문 손잡이, 가방 손잡이 같은 것들을 먼저 생각할 것이다. 이런 사례는 일본식 영어(일본에서 변형된 영어 단어)가 한국으로 유입되면서 발생한 경우 중 하나다.
"컨디션이 안 좋아"라고? 원래 뜻은 다르다!
우리는 흔히 "오늘 컨디션이 안 좋아"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하지만 원래 "condition"은 "상태"나 "조건"을 의미하는 단어로, 반드시 건강 상태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영어에서 "condition"은 "a medical condition(질병, 건강 상태)"처럼 쓸 수 있지만, 이보다는 계약 조건이나 환경적 조건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원어민에게 "My condition is bad today."라고 말하면 "건강 상태"보다는 계약이나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대신 건강 상태를 표현하려면 "I'm not feeling well." 또는 "I'm under the weather."와 같은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서비스"는 무료라는 뜻이 아니다?
한국에서 "서비스(service)"라고 하면 흔히 "무료로 제공되는 것"을 떠올린다. 식당에서 "이건 서비스입니다."라는 말을 들으면 무료 음식을 받는 것이 자연스럽다. 하지만 원래 "service"의 뜻은 "봉사" 또는 "서비스 제공"을 의미하며, 무료의 개념과는 거리가 멀다.
영어에서 "service"는 "고객을 위한 도움"을 의미할 뿐, 무료라는 의미는 전혀 없다. 예를 들어 "customer service"는 고객 응대, "room service"는 호텔 룸서비스(대개 유료)이다. 영어권에서는 "This is a service."라고 말하면 "이건 서비스입니다"보다는 "이건 우리가 제공하는 업무입니다."라는 뜻에 가깝다. 무료 제공을 의미하려면 "This is complimentary."라고 해야 한다.
위에서 살펴본 예시들처럼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외래어 중에는 원래의 뜻과 다르게 쓰이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의미 차이를 이해하면 더욱 정확한 의사소통이 가능해진다. 앞으로 외래어를 사용할 때 그 원래 의미를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